샹젤리제 거리 상점 앞 양산 행렬…쿨링포그로 몰려
환경미화원 "음식물 쓰레기 악취 더 심해져 힘들어" 토로
프랑스 공립학교 200곳 휴교…스페인, 28일 46.2도로 6월 최고기온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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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30일 오후 2시40분께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근처의 한 약국 전광판에 40도가 찍혀 있다. 2025.06.30
사람들은 저마다 물병이나 손 선풍기, 부채, 양산 등을 챙겨 폭염과 씨름하고 있었다.
에어컨이 설치된 대형 매장 안은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뷰티 편집숍 세포라 안에서 만난 한국 관광객 박모씨 부부는 "햇볕 자체는 여기가 한국보다 센 것 같은데 한국만큼 습도는 높지 않아서 그늘에 들어가면 그나마 좀 견딜 만하다"고 했다.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넘어왔다는 이들은 "로마는 여기보다 더 죽을 것 같이 더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세포라에서 잠깐 더위를 식히고 나오니 애플리케이션상 기온은 그사이 더 올라 3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근처 약국의 전광판에는 그보다 5도나 더 높은 40도가 찍혔다. 약사는 "저게 지금 현 시각 온도"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한 시민이 모자에 우산까지 챙겨들고 걸어가고 있다. 2025.06.30.
건물 밖을 나서는 순간 마주한 열기에 입에서 절로 "어우" 소리가 나왔다.
요 며칠 프랑스에서 폭염은 일상이 됐지만 더위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매번 길에 나설 때마다 그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 막혔다.
프랑스 유럽 본토 96개 권역 중 84곳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경, 날씨 애플리케이션상 파리의 온도는 섭씨 33도를 가리켰지만 체감 온도는 38도를 나타냈다. 바람 한 점 없는 뜨거운 한낮이었다.
환경미화원 비나마르(45) 씨는 샹젤리제 거리 근처의 한 도로변 경계석에 털썩 걸터앉아 넋을 놓고 있었다.
"이렇게 날이 뜨거우면 음식물 썩는 냄새가 더 고약해져서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그는 "내일은 더 뜨겁다는데 큰일"이라며 자리를 떴다.
맞은편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보초 경계를 서는 경찰관은 정복을 입은 채 파라솔 아래에서 이마의 땀을 훔쳐냈다.
폭염이 쏟아져도 일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각종 상점과 식당으로 가득 찬 샹젤리제 거리는 평소처럼 인파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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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막아보자'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한 가방 매장 앞에 손님들이 햇빛 가리기용 우산을 쓰고 대기하고 있다. 2025.06.30.
한 가방 매장 앞에는 매장 측이 제공한 양산을 든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아르메니아에서 왔다는 크리스티나(44)씨는 "이런 날씨에는 양산을 써도 별 도움은 안 된다"며 입장 순서를 애타게 기다렸다.
쿨링포그로 더위 식히는 사람들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께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한복판에 설치된 음수대 및 쿨링포그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길 한복판에 사람들이 북적여 가보니 길거리 음수대 겸 쿨링포그(인공안개 분사시설)다. 제시카(33) 씨는 쿨링포그 아래에서 몸을 빙글빙글 돌리며 열을 식히고는 함께 나온 10대 조카들보다 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얼굴이 붉게 익은 그는 "물안개를 맞으니 잠깐이지만 훨씬 시원하다"면서 "한 번 해보시라. 너무 좋다"고 '강추'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까지 곳에 따라 40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달 1일은 파리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16개 지역의 경보 단계를 주황색에서 적색으로 상향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날 저녁 내무부에서 부처 간 위기 대응 회의를 열고 여러 조치에 나섰다.
노동부는 기업에 직원 보호를 당부하며 취약 시간대 고강도 노동 중단 등 근무 시간을 조정하도록 요청했다. 교육부 역시 학교들이 폭염시 조치들을 거듭 강조했다. 프랑스 내 4만5천개 공립학교 중 약 200곳은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중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휴교에 들어간다.
파리 경찰청은 고온과 강한 햇빛이 오존 농도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시민들에게 가능한 차량 이용을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열돔 폭염'은 이탈리아에서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남유럽 전역을 덮쳤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28일 오후 안달루시아 지방의 우엘바 기온이 46.2도까지 치솟아 6월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스페인 기상청이 30일 밝혔다. 그동안 6월 최고기온은 1965년 세비야에서 기록된 45.2도였다.
스페인 내무부는 고온이 성별 폭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며 경찰에 여성 보호 조치를 강화하도록 명령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에어컨이 설치된 박물관의 가이드 투어가 무료로 제공한다. 로마에서는 70세 이상에게 수영장을 무료 개방했고 안코나는 필요한 주민에게 제습기가 배포되고 있다.
관련기사 링크
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693969
무더위에 프랑스·스페인서 사망자 잇따라 - 믜디일보
'36도 폭염' 프랑스서 차량 안 방치된 두살배기 사망스페인 마요르카서 30대 등산객 열사병으로 숨져 매년 평균 1만 명(~1만5천여 명) 이상 온열진환으로 사망 양산 등으로 폭염 피하는 관광객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유럽에 연일 폭염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26일(현지시간) 오후 4시 남부 이스트레 공군기지에 주차된 차 안에서 2세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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