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제조업체 AMD, 델에 공급 확대…인텔 타격
'엔비디아 대항마' 우선순위 AMD 신약회사에 투자
...클라우드 업체 벌터(Vultr)에 이어 생명공학 업체 앱사이(Absci)에 투자
"AI 칩 판매 확대" 발판의 방식 표방
엔비디아도 2023년 생명공학 업체 투자
엔비디아 대항마로 평가받아온 칩 제조업체 AMD는 지난 6일(현지시간) 새로운 AI PC용 칩을 선보였다.
AMD는 이날 미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5'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인공지능(AI) PC용 프로세서 '라이젠 AI 맥스'(Ryzen AI Max)와 '라이젠 9000 시리즈' 등을 공개했다.
라이젠 AI 맥스는 노트북용, 라이젠 9000 시리즈는 데스크톱용 중앙처리장치(CPU)다.
AMD는 "라이젠 AI 맥스 시리즈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서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며 이전 세대보다 AI 작업을 최대 90% 더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운 9000 시리즈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통해 이 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MD는 이들 프로세서가 AMD 기반 개인용 PC를 AI 소프트웨어 실행에 가장 적합한 제품으로 만들 것이라며 델 테크놀러지가 비즈니스 고객 대상 PC 일부에 자사의 칩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델은 서버 및 PC 제조업체로 소비자용 제품에는 AMD 칩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업용 PC에도 AMD 칩을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델은 그동안 기업용 PC에 인텔 제품을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AMD의 공급 확대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인텔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인텔은 전 세계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와 새로운 기술 개발 비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AMD는 수십년간 인텔과 경쟁에서 주로 저가형 및 저성능 옵션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인텔이 부진하면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도 불참하고 춘절 연휴를 맞아 중국행의 기염(?)을 토했던 엔비디아 CEO 잰슨 황의 베이징 및 상하이 지점 행사가 표방하는 중국 시장의 위상에 대하여, 중국 시장과 일정 정도 선을 긋고 나온 인텔의 시장을 갈라먹은 AMD의 후속 행보에 대하여도 귀추가 주목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주목받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것에 손색 없다는 평가부터 유지하기 위해 AI 칩 제조에까지 박차를 가한 AMD가 신약회사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 이유다.
설날 연휴중 중국의 딥시크가 처리 저가 비용 AI(인공지능) 챗봇 개발의 발표로 한 때 엔비디아 주가를 약 20% 가량 끌어내리는 충격파 가운데 AMD에 대한 내심 불안한 시선들은 오히려 차세대 AI 대세론에 대한 회의론과 불안감을 표시하던 측이다.
딥시크의 충격은 한 때 MS의 주가도 끌어내렸다.
현재 AMD의 주가는 지난 해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에 덩달아 반도체 및 칩 제조사등 주가가 올랐던 것들을 대부분 반환한 상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AMD가 상장 지분에 대한 사모투자 등의 방식으로 생명공학 업체인 앱사이(Absci)에 2천만 달러(약 29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MD는 이를 통해 생명공학 분야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하며, 이러한 방식을 다른 사업 분야에도 적용해 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 페이퍼마스터 AMD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투자에 대해 특정 산업에서 자사 GPU를 사용하도록 하려는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AMD는 지난달에는 클라우드 업체 벌터(Vultr)의 3억3천300만 달러(약 4천865억) 규모 투자금 모집에도 참여했다. 벌터의 AI 하드웨어 우선 제공업체가 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AMD는 이러한 투자 방식을 통해 엔비디아가 장악 중인 G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가려 하고 있다.
앱사이가 현재 사용 중인 AI 칩 470여개 가운데 대부분은 엔비디아 GPU인데 앞으로 AMD 제품 사용을 늘릴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신약 개발 업체 측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윈윈'으로 볼 수 있다.
AI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컴퓨터 연산이 필요한데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AI 모델 사용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앱사이의 숀 매클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젖은 실험실에서 진행되던 신약 설계가 이제 AI로 옮겨 가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면서 이에 따라 컴퓨터 연산이 매우 중요해졌고 관련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MD와 함께 헬스케어 분야 및 AI 기반 신약 개발에 맞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작업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역시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AI 칩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생명공학 업체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의 AI 기반 신약 개발 사업에 5천만 달러(약 730억원)를 투자하고 하드웨어를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