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트럼프 美우선주의 대응법은…'투자+동맹이익' 공략할듯
내주 정상회담서 '안보협력' 확인 속 방위비 인상·신규관세 압박 방어 과제
투자패키지·美에너지 수입 확대 제안 전망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도 언급할 듯
이시바 "가장 좋은시기에 中방문…만남 늘수록 오해 사라질것"
일중의원연맹 회장에 모리야마 자민당 간사장…올봄 방중 추진
일본 정부가 공들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7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미일 정상회담 방침을 밝힌 가운데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오는 6일 미국으로 출국해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그달 남미 순방에 맞춰 미국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만남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 불발됐다.
하지만 작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서 분위기가 급변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회담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일본에서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처음 승리한 직후 아베 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양국이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가 있어 조기 회동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식 회담을 하는 편이 성과를 내기에 더 낫다고 판단해 이달 초중순에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해 왔다. 아베 정권의 스텔스 집착이 수 차례 중국에 의해서도 무력화된 만큼 이 번 트럼프 정권에 대한 일본 정치의 동향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남미에 대한 부담감은 두고라도 일본의 미국에 대한 성의(?)는 동상이몽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달 오카노 마사타카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을 잇달아 미국에 보내 트럼프 진영과 관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7일 이시바 총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정부 구상은 어느 정도 실현됐다는 분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동정책'보다 오히려 '일본정책(?)'이 트럼프 정부에서 우선 협상 정책일 수 있다는 눈치를 보인 것만으로도 성공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맹으로 보인다면 손익 계산들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일본의 '중국정책'은 미국과 전적으로 같을 수도 없다. 정치는 하지/동지 정책이 겉보기 다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트 정부의 관세정책 및 이민자 정책과 관련 일본의 속내는 내심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전부터 비밀리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아키바 다케오 당시 국가안전보장국장, 외무·경제산업·재무·방위 관계자가 참석하는 '트럼프 대책 회의'를 거듭 개최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물론 물밑 작업들은 더 다를 수 있다.
또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손정의 회장 등과도 만나 '트럼프 대통령 대응법'에 대해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3일에도 총리 관저에서 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동맹과 관계에서도 손익을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와 경제 협력 방침을 확인하는 한편, 방위비 인상과 신규 관세 부과 등이 언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 입장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시바 총리는 안보와 관련해 미국의 확장억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방위,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등 세 가지 분야에서는 양국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안보 협력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관여와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조기 귀국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방위비 인상 압박에 대비해 일본이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계기로 당시 국가총생산(GDP)의 1% 수준이었던 방위비를 단계적으로 올려 2027년에는 2%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불허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재고해 달라고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이와야 외무상은 지난달 21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일본 경제계가 대미 투자를 우려한다고 전하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인공지능(AI)·나노테크놀로지 등 여러 분야의 투자 패키지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쪽에는 이득이고 다른 한쪽에는 손해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며 이번 회담에서 미일 동맹 강화가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2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관세전쟁 방아쇠를 당겼고,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일본이 방위비를 GDP 대비 3%까지 올려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 바 있어 회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예고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맞불'을 예고했으며 일본에 대하여 미·중에 대한 '우위정책'의 순차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백악관은 펜타닐 등 문제를 이유로 중국의 미국 수출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고 선포했다"며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원료를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정부가 일본 미츠비씨사의 필로폰 원료를 일본 혹은 동남아 국가들이 공급하고 있다고 각 관세를 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불공정하다는 양 뜬금(?) 주장처럼도 들리는 실정이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월에 이시바 총리의 방문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근시일 내 중국 방문 의사를 표명했으나, 당시 중국 측은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맞춰 이시바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다만 오는 7일 일본 정부가 이시바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 중국의 제안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식으로 보도했으나, 양국을 저울대에 올려놓은 '우선순위'에 대한 상기와 같이 긴장감을 더하겠다는 의도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통신들은 “일본과 중국 정치인들 간의 교류 결과를 평가한 뒤 중국 방문의 구체적인 시기를 정할 예정”이라고 이어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측은 "신뢰 관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좋은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TV 프로그램에서 중국 방문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이후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여당 간사장 등 일본 측 인사들이 중국을 찾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이쪽(일본)이 가는 것만 아니라 상대(중국)도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와 중국 당국이 구속한 일본인 석방 등 현안과 관련해서는 "만나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상한 오해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대하여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중(日中)우호의원연맹이 집권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모리야마 신임 회장은 전날 열린 일중우호의원연맹 총회에서 중일 관계에 대해 "많은 과제와 현안이 존재하고, 양국 국민의 감정도 이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끈질기게 대화를 계속해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의원 외교를 활발히 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모리야마 회장은 올봄 연휴 기간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에도 자민당 간사장 신분으로 연립 여당인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났다.
일중우호의원연맹은 중국통으로 알려진 니카이 도시히로 전 회장이 정계를 은퇴하자 새롭게 회장을 맡을 인물을 물색해 왔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하여 중국대변인은 현재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자기 문제 해결에 이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미의 정상적 경제·무역 협력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미국의 잘못된 처사에 대해 중국은 WTO에 제소할 것"이라며 "상응한 반격(反制) 조치를 취해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상응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