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보수하던 70대 추락사…"강풍에 지붕 패널 들리며 작업자 덮쳐"
나무전도, 지붕파손, 간판 제거 등 대전·충남 강풍 피해 신고 41건
진도서는 신생아 포함 스리랑카 노동자 6명 순식간에 덮친 바닷물에 허우적
바람 방향 바뀌는 때 강력 편서풍 영향 다만 중위도 서쪽지역에 무슨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 흐린 날씨에 서남해안 강한 폭풍해일 덮쳐
서해안 편서풍 위도 걸친 대전·충남 강풍 피해 속출.
충남 서해안과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강풍 특보가 내려진 3일 외부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추락하고, 간판과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대전과 충남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들어온 대전·충남지역 강풍 피해 신고는 대전이 4건, 충남이 37건 등 모두 41건으로 집계됐다.
나무전도 14건, 지붕파손 10건, 간판 제거 4건, 배수 2건, 기타 11건으로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하거나, 신고자 측이 자체 안전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1시 53분께 충남 금산군 제원면의 한 타이어 제조업체에서 지붕 보수공사를 하던 70대 남성 A씨가 1층 높이(10m)에서 추락해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외부 보수업체 소속인 A씨는 사고 당시 플라스틱 지붕 패널을 고정하는 작업 중이었는데, 일부 패널이 순간적인 강풍에 날아가 버리듯 들리면서 A씨를 덮쳐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지붕 안전 조치 후 업체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원인과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께 충남 서산시 고북면의 한 단독주택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거주민 B(81)씨가 대피했고, 오전 6시 42분께 충남 논산시 상월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주택 지붕이 파손돼 날아갔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지난 겨울 강한 북서풍 눈폭풍 피해에 이어 3월 현재 강풍 피해 속출. 신고만 41건에 이르러.
간판·시설물 파손 신고도 잇따랐다.
오전 2시45분께 서산시 고북면의 한 폐기물재활용업체 천막동 일부 지붕이 강풍으로 무너지고, 천막이 날아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8시 30분께 서산시 읍내동의 한 주택가에서 가로 3m, 높이 2m 규모의 담장이 비바람에 무너져 당국이 위험물 철거 등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대전에서는 오전 9시 30분 유성구 용계동의 한 건물 유리창이 강풍에 파손됐다는 신고 이후 '텐트가 나뭇가지에 걸렸다',간판이 바람에 날아갔다' 등 강풍 신고가 잇따랐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충남 서해안과 일부 내륙지역, 충남 앞바다에 발효 중이었던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는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각각 해제됐다.
일 최대 순간풍속은 섬과 해안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홍성 죽도 초속 28.0m, 서천 춘장대 초속 25.0m, 태안 북격렬비도 초속 23.5m, 태안 안도 초속 21.7m, 보령 대천항 초속 19.1m 서산 대산 초속 17.7m를 기록했다.
내륙은 예산 원효봉 초속 20.4m, 아산 송악 초속 18.5m, 논산 연무 초속 17.7m, 계룡 초속 17.5m, 대전 장동 초속 13.4m, 금산 초속 11.3m 등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강풍 특보와 풍랑특보는 해제하나, 당분간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15∼20m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으니 시설물 등 안전 점검과 보행, 교통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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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폭풍해일 비상…만조때 최대 고비(CG) [연합뉴스TV 제공]
폭풍해일주의보가 발표됐던 전남 진도에서는 해안가 인근 주택으로 침수까지 발생했다.
4일 전남 진도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께 주택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1시 40분쯤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작은 마을에 삽시간에 폭풍해일이 들이닥친 것이다.
진도에서 수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씨 부부는 그들 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단독주택을 기숙사로 내어줬는데 10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부부등과 8개월 신생아가 살고 있는 집이다.
새벽시간대 다급한 직원의 전화를 받고 달려갔지만 자다가 삽시간에 가슴까지 차오른 물에 겨우 신생아만 건져낸 부부는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었다. 자진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부부가 소방서로 신고한 것이다.
소방서가 출동하는 동안 인근에 살던 또 다른 스리랑카 노동자 7명이 주택에 진입해 신생아를 구조한 후 노동자 부부를 부축해 대피시킨 뒤에 출동한 소방당국이 도착했다. 소방당국은 아직 대피 하지 못한 나머지 3명을 구조해냈다.
이 씨는 "진도에서 25년 살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이 들이친 적이 없었다"며 "가서 보니 순식간에 가슴까지 차올랐길래 뜬눈으로 밤을 샜다"고 말했다.
현재 6명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해안가에 위치한 주택까지 폭풍해일이 몰아여 들어오면서 침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진도에는 오전 1시 30분께 폭풍해일주의보가 발효됐다가 1시간 30분 만인 3시경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