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3년 만에 방한…한국 기업들과 협력 확대 모색

재단측 진행 저소득국가 백신보급 프로젝트의 한국 제약업체들 협업 타진 가능성

3년만에 방한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예정

2022년 방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담 이어 이재명 대통령 예방 여부 주목

한경협, '빌 게이츠 Pick 기후테크 스타트업 분석' 보고서

…하이브리드 항공기·세포배양 면화

MS 창업자 빌 게이츠 (좌측) 및, 유재석과 조세호가 MC를 맡고 있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더 블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유명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14일 소식통에 따르면 게이츠 이사장은 다음주 방한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모색이 주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이 진행해 온 저소득 국가 백신 보급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 제약 업체들과의 협업을 타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방한 중 정부 및 민간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2022년 방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바 있어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할지 주목된다.

현재 일정이 확정된 예로는, CJ ENM이 18일 빌 게이츠가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며 이달 중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이자 게이츠 재단을 통해 기후변화, 빈곤 퇴치 등에 힘쓰고 있는 자선 사업가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이달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위해 3년 만에 방한을 결정했으며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춘다는 것.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토크쇼로, 그간 할리우드 배우 티모테 샬라메와 젠데이아, 축구 선수 제시 린가드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남승용 CJ ENM 경영리더는 "기술로 세상을 연결하고 기부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빌 게이츠를 모실 수 있어 영광"이라며 "모든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모든 인간의 삶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게이츠 재단의 신념이 일맥상통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사옥.



한편, 이 번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의 내한을 앞 두고 한국경제인협회는 그의 투자 방향을 참고한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 한국경제인협회 : 대한민국의 대기업 모임. 약칭 한경협.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5단체 중 하나.

1961년 8월16일 삼성 이병철 회장이 대기업들을 모아 ‘한국경제인협회’로 출범.

1968년 주요민간기업체·금융기관·국책회사 등으로 회원 크게 확보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 변경하였고, 2023년 9월1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 환원.

한국경제인협회는 7일 '빌 게이츠 픽(Pick) 기후테크 스타트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벤처캐피탈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가 투자한 스타트업 20개 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BEV는 빌 게이츠가 2015년 설립한 투자펀드로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기후테크 기업들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총 35억여달러를 확보해 110여개 사에 투자하고 있다.

운송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하는 '하트 에어로스페이스'가 주목받았다.

이 항공기는 순수 전기만으로 최대 200㎞까지 비행할 수 있고 25명 탑승 기준 하이브리드 모드로 최대 800㎞까지 날 수 있다.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는 1천100m에 불과하고 배터리 충전 시간은 30분이다. 소음이 적어 도심 인근 공항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력·에너지 분야에서는 열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안토라 에너지'가 소개됐다.

열 배터리는 재생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고체 탄소 블록에 저장하고 필요시 전기나 열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열 전도성, 열 충격 저항, 강도 등이 우수하다.

기존 축열재보다 재료 질량당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섭씨 3천600도에서도 고체 형태를 유지한다.

이밖에 '보스턴메탈'은 전기를 이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무탄소 제철 공정'을, '브림스톤'과 '에코셈'은 석회석 대신 규산염이나 대체 재료를 활용한 저탄소 시멘트를 개발 중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면화 식물 세포를 배양해 '세포배양 면화'를 생산하는 '갈리'가 선정됐다.

기존 면화보다 물 사용량을 99%, 토지 사용량을 97% 줄일 수 있고 탄소 배출량은 77% 이상 감축할 수 있다.

아동·강제노동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일본 의료용품 기업과 5천만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경협 ESG경영자문단 자문위원인 민배현 이화여대 교수는 "기후테크는 우리 산업구조 전환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분야"라며 "BEV 등이 주목하는 기후테크 분야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현주소와 기대효과를 정량화해 국내 투자 의욕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30일 성남시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기후테크 콘퍼런스'에서 국내외 참석 인사들이 퍼즐을 맞추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