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회의 추진' 스위스 中에 러브콜, 시주석 공식 초청...죽의 장막 셈법은 글쎄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2.11 14:38 | 최종 수정 2024.02.11 14:40 의견 0

'우크라 평화회의 추진' 스위스, 中에 손짓…시주석 공식 초청
'러와 긴밀관계' 中 참석, 회의 위상 변수…러에도 문호 개방

우크라 종전, 中 외교안보 우선순위서 밀려…"긍정답변 가능성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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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스위스 외무장관 회담 (EPA·신화=연합뉴스) 이그나지오 카시스(왼쪽) 스위스 외무장관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오른쪽)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회담하는 모습. 2024.2.8.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협의할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스위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외무장관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는 스위스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연내 자국 내 개최를 추진 중인 행사다.

우크라이나 종전과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찾아보자는 취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공동 개최에 합의한 사안이다.

중립국으로서 분쟁 중재 경험이 많은 스위스는 이 회의에 되도록 많은 국가 정상들이 참여해 폭넓은 공감대 속에 종전 방안이 논의되기를 바라고 있다.

분쟁 당사국인 러시아에도 문이 열려 있다는 게 스위스의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동개최국으로 하는 정상회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여길 여지가 매우 적다.

스위스가 정상회의 성공의 핵심 변수로 중국의 참여를 꼽는 이유다.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이 참여해준다면 회의의 균형성과 무게감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카시스 장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한 것은 시 주석의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

카시스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정상회의 초청에 응했는지를 묻는 말에 "매우 높은 수준의 회의이기 때문에 즉각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이 중국의 외교안보정책의 우선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카시스 장관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이 많다.

크레믈린의 계산법은 죽의 장막의 셈법과도 또 다를 지언정 각 국 공산주의 연방의 신념은 일차적으로 분리주의 자체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더더우기 서방세계의 중국 증시 이탈과도 같이 세계대전의 또 다른 식민주의 전범세력의 자본이 미국내 기업의 공격적 인수합병 움직임까지 가시화된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국이 우크라의 분립주의를 지지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스위스는 참가국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면서 중국의 의사를 꾸준히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당사자 우크라이나 내 국민투표나 그 결과가 국제사회에서 힘을 갖지 못한다면 강권적 패권 종속의 연방주의가 전쟁 종국의 결과로서 도출될 수 있다는 전례를 세계사 각 국이 용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현재로서는 강대국식 어떤 셈법의 행보로서도 독일과 일본, 그리고 이탈리아식 전체주의 세계대전 불사론의 망령과 확전이 떠오르는 아이러닉한 항전의 결사가 아닌 이상 쉽게 해결책을 찾기도 힘들어 보인다.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결과까지 평화적 '협상'의 진척안을 마련해내지 못한다면 고양질의 붉은토양 떼라로사가 방사되기 위한 지리멸렬한 세계사의 전쟁뒤 흑토를 품은 우크라이나로 인하여 글로벌의 국제사회는 낯설 것 없는 낯선 세계사의 질서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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