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상사 임시주총·이사회…영풍 측 장세환·류해평 대표 사퇴
서린상사 "경영정상화…수출기업으로서 경쟁력 강화 속도 낼 것"
고려아연이 최대주주 영풍과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비철·화학 분야 해외 판매를 맡은 계열사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20일 서린상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이사,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임기가 만료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날 신규 선임된 사내이사 4인은 모두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인사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영풍 오너가 3세 장세환 대표와 류해평 대표 등 영풍 측 인사 2명은 임시 주총 개최 전에 사내이사·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서린상사 이사회의 사내이사 구성은 기존 고려아연 측 4인, 영풍 측 3인 등 '7인 체제'에서 고려아연 측 8인, 영풍 측 1인 등 '9인 체제'로 재편됐다.
임시주총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는 현재 서린상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됐으나,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서린상사는 기존 장세환·류해평·이승호 3인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승호·백순흠 2인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사회는 또 지난 2012∼2020년 서린상사 대표를 맡았던 김재선 전 대표를 이날 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임시 주총과 이사회 결과 이사회, 대표, 사장 등을 모두 고려아연 측이 장악하게 된 것이다.
서린상사는 "이번 정비는 전문성에 기반한 경영 체제를 구축해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사업 실적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철금속 수출 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서린상사는 1984년 설립된 비철·화학 분야 무역상사로, 고려아연과 영풍의 수출 판매와 물류 업무 등을 담당해왔다.
서린상사 지분은 고려아연 측이 66.7%, 영풍 측이 33.3%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나 영풍가 3세인 장세환 대표가 2014년부터 서린상사를 경영해왔었다.
고려아연 측은 "장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했던 것은 그간 이어져 온 두 회사의 동업 정신에 따른 배려 차원이었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 감산과 조업정지 등 영풍 측의 사업 차질로 공동 판매에 문제가 발생했고, 최근 동업 관계가 사실상 끊어지면서 더는 이런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아연과 영풍은 서린상사 임시 주총 소집 문제를 놓고 맞섰다.
고려아연 측이 임시 주총을 열어 사내이사 4명을 추가로 선임하려 하자 영풍 측이 이를 저지하고 나서 이 문제를 두고 법원에서 다퉜다.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은 고려아연이 제기한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인용하고, 서린상사의 사내이사 4명 추가 선임 요청도 받아들이면서 이날 임시 주총이 열리게 됐다.
고려아연 측은 애초 영풍 측 장세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장 대표가 임시 주총 직전 사의를 표명하면서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린상사는 영풍과 고려아연의 아연 등 비철금속들의 해외 창구 역할을 맡아온 상사로, 사실상 해외 창구 역할의 서린상사를 잃게된 셈인 영풍측은 "별도 상사 설립 계획은 현재 없다"며 "대신 서린상사의 실무 인력들이 영풍 쪽으로 넘어와 기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알려졌다.
그외 영풍은 현재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합작법인 HMG글로벌이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중이다.
현대차그룹 지분은 현 경영진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고 영풍이 이를 무효화 하겠다는 것이다.
영풍의 경영 개입까지 덜어내고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꾀하고 있는 고려아연으로서는 현재 우호지분율 32% 가량 이르는 영풍과 전적으로 결별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을 웃도는 고려아연의 총량에 대조한 3조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여의치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실정은 실정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측의 주요 캐시카우이기도한 셈으로 영풍이 고려아연의 지분을 더 사들였으면 사들였지 자진해서 지분을 내놓을리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지분확보 싸움도 기싸움도 현재 해결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끝날 기약은 쉽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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