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13일(현지시간)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결정
이어 다음날 ‘금강산’ 세계유산 목록 등재 최종 결정
'세계유산' 암각화, 1970년·1971년 발견…다양한 동물·문양 눈길
인근 댐 영향으로 침수·노출 계속…문화유산 보존 둘러싼 갈등도
수문 설치 등 향후 공사 주목…세계유산위 "상황 보고해야" 권고 촉각
울산시, 19일부터 시티투어 경로 개편 운행
남북 문화유산 나란히 유네스코 등재.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에 이어 13일(현지시간) 금강산의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위 사진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중 울주 대곡리 암각화, 아래 사진: 북한 금강산)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날 12일(현지시간)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결정에 이어 다음날 ‘금강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의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의 울주군 반구천(대곡천)에 자리하고 있으며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및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계유산위원회는 “금강산은 독특한 지형과 경관, 한반도의 순례와 산악 신앙 전통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화경관”이라며 “수세기에 걸친 한국 산악 불교문화의 탁월한 측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당초 북한 측은 복합유산으로 등재를 신청 했으나 유네스코 자문기구는 “해금강 지역의 해만물상, 총석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문화경관(cultural landscape)으로 등재”할 것을 제언했다.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2004)과 ‘개성역사유적지구’(2013)에 이어 금강산까지 현재 3건이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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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찾은 관광객 (울산=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찾은 관광객. 2025.5.27 kane@yna.co.kr
1970년 12월 24일 동국대 불교 유적 조사단은 울산 울주군 천전리 일대에서 동심원, 마름모 등 기하학적 문양을 비롯해 수많은 명문(銘文)이 새겨진 바위를 발견했다.
약 1년 뒤인 1971년 12월 25일에는 천전리 암각화로부터 약 2㎞ 떨어진 곳에서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모습이 생생히 담긴 바위그림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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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탁본
25일 서울 중구 동국대 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보묵천향(寶墨天香)―보배로운 먹, 하늘의 향기'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반구대 암각화 탁본'을 살펴보고 있다. 2025.3.25
문자가 없던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여 온 기록.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대표목록에 이름을 올린 국보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등장이었다.
특히 50마리가 넘는 고래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담긴 반구대 암각화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흔적'으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런 명성과 달리 반구대 암각화는 오랜 기간 '문화유산 분야의 아픈 손가락' 혹은 '비운의 문화유산'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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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반구대 암각화 2023년 8월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난 뒤 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가 절반 가량 물에 잠겨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상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들어선 뒤 반구대 암각화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릴 때마다 불어난 하천물에 잠겼다가 다시 물 밖으로 노출되기를 반복했다.
거의 60년째 이어지는 침수로 문화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사연댐은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형태의 댐으로 저수지가 가득 차면 상류의 암각화까지 잠길 수밖에 없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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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과 반구대 암각화
2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천과 반구대 암각화. 2025.5.27
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암각화가 침수되기 시작해 57m가 넘으면 완전히 잠긴다.
길게는 5∼6개월 가까이 물에 잠기는 데다, 빗물에 떠내려온 각종 오물에 뒤덮이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물고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에 정부는 2014년부터 사연댐의 물을 추가로 방류하는 방식으로 댐 수위를 낮게 유지하는 '응급 대책'을 펼쳤으나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생태 제방 축조, 차수벽 설치 등 여러 대안이 나왔고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구조물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초기 단계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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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유네스코가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소식 [유네스코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유산 보존과 지역 식수원 관리 간 갈등이 불거진 건 흡사 남북전쟁과도 같이 숨겨지지 않는 역사의 한 대목이 되고 말았다.
국가유산청과 문화 관련 단체는 '문화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게 우선'이란 입장이었으나, 울산시는 식수 확보를 내세우면서 대립이 상당 기간 이어지기도 했다.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물꼬가 트인 건 2021년이 되어서다.
정부는 반구대 암각화 발견 50년을 맞아 암각화가 더는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연댐에 15m 폭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마련했었다.
이후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국가유산청, 울산시 등을 주축으로 한 실무협의회가 구성되었고, 사업비 약 640억원을 확정해 '사연댐 안전성 강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문 설치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2030년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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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의 등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묶은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2025.7.12
반구대 암각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당분간 유네스코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측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신규 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 사항에 포함했다.
공사 주요 공정이나 단계별 상황, 암각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개해야 하는 셈이다.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자체 및 지역 주민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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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사무총장,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축하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의 암각화'가 등재된 이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미 주유네스코 대표부 대사,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2025.7.12
한편, 울산시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맞춰 오는 19일부터 시티투어 경로를 개편해 운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세계유산 등재로 예상되는 관광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반구천 일대의 역사·문화 자원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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