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선출 하루만의 압수수색에 첫 최고위 불발

…'대선토론발언' 징계안도 윤리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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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 수락연설하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개혁신당 당 대표 선거에서 98% 지지율로 당 대표에 선출된 이준석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5.7.27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당원 98%의 지지 속에 막을 올린 이준석 대표 체제가 출발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28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이날 예정됐던 첫 최고위원회의가 취소되고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표의 TV 토론회 발언과 관련해 국회 징계안 논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이 대표의 서울 상계동 및 경기 화성 동탄 자택,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2022년 6·1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대표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의 강제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대표가 주재하려던 첫 최고위원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즉각적인 공세에도 노출됐다. 당권 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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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 자택 압수수색 마친 김건희 특검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노원구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25.7.28 [공동취재]

이 대표에 대한 징계안이 국회 윤리위에 올라간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여성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인 표현을 인용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 후보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위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리위 구성 안건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이 대표의 징계안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를 제명해달라는 국회 청원도 60만4천여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지난 대선에서 목표로 삼았던 두 자릿수 득표율에 실패한 뒤 전당대회를 통해 새 출발에 나섰던 개혁신당이 돌연 '대표 리스크'에 직면한 모습이다.

당장 내년 지방 선거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가 전날 대표 수락 연설에서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인재를 모아 그들이 두려움 없이 정치에 뛰어들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이 혼란에 빠질 경우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 대표가 선출된 직후에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에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하지만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송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관심을 꺼주면 좋겠다. 윤석열 정부에 빌붙어 일탈을 함께한 국민의힘 주요 구성원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