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리조트 화재 사고' 뇌물 혐의 두고 시행사 내분

시행사 회장은 혐의 부인

...뇌물등 혐의 인정 이사·본부장, '몸통'은 다르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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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합동 감식

16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오랑대공원 인근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오전에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2025.2.16

올해 2월 발생한 '부산 리조트 공사장 화재'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부산 반얀트리 화재 관련, 허위 감리 보고서를 작성하게끔 관계자들을 회유·압박하거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시행사 관계자들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자신의 혐의 인정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렸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11일 오후 건축법위반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 대표 A(60대)씨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11일 오후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이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시행사 ‘루펜티스’ 김모(60대) 회장 등 5명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김 회장을 비롯해, 루펜티스 주모(50대·구속) 전 본부장과 신모(50대) 이사, 시공사 삼정기업 정모(50대) 사장과 감리사 A(60대·구속) 씨다.

건축법위반교사 혐의 등 첫 공판준비기일 절차에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시행사 김모(60대) 회장 등 피고인들은 모두 출석했으나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자면 시행사 측인 김 회장과 주 전 본부장, 시공사 측 정 사장은 지난해 11월께 반얀트리 공사장 현장의 공정률이 85~90%에 그쳐 감리를 통해 사용승인을 받기가 불가능한데도 감리사들을 압박해 감리완료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도록 공모했다. 감리사들을 지속해서 회유·협박한 이들은 결국 허위의 보고서를 얻어 냈고 기장군청에 제출하여 관련 공사가 모두 끝난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공사 현장의 소방 시설 공사 완공이 멀었는데도 감사단을 회유·협박해 허위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감리사 A씨는 대가로 주 전 본부장이 반얀트리 시공 참여사 중 하나이자 삼정기업의 회장의 아들이 등기한 법인 삼정이앤시의 박상천 대표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감리다에게 건낸 것을 비롯 총 현금 4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사장 역시 A 씨에게 허위 보고서를 제출해주면 보상하겠다는 취지로 1000만 원을 줬다는 것.

주 전 본부장은 그 외 ‘소방 필증'을 교부해 준 소방공무원에게 120만 원 상당의 식사권 8장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이사 신모씨와 감리사 A씨 측 변호인은 "기본적으로 수사 기록과 증거가 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씨의 경우 건축법위반교사와 소방시설법 위반 교사, 뇌물공여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또 "감리사도 소방시설법 위반 교사를 부인하며 뇌물 공여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되 관여 정도가 주도적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고 덧붙였다.

주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지만, 가담 범위나 역할에 대해서는 추후 구체적으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회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가운데 주 전 본부장과 신 이사는 뇌물이 오고 간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공사 정 사장 측 역시 뇌물 공여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감리 보고서를 작성하게 할 때 허위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것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며 “당시 ‘이 정도면 감리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행사 측은 뇌물공여 혐의의 그 ‘몸통’이 누구인지를 놓고는 내분이 벌어졌다. 구속 상태인 주 전 본부장은 이날 기일에 앞서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는데, 법정에서 “김 회장 지시 내지 보고를 통해 이런 행위(뇌물 공여)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반면 김 회장측은 주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사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김 회장은 불구속, 직원의 위치인 주 전 본부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은 방어권 행사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항변했다. 주 전 본부장 또한 자신을 풀어주면 “실질적 진실을 밝히는 데 적극 돕겠다”고 말하며 김 회장을 겨냥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재판부는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가질 것을 밝혔고, 다음 달 29일로 지정했다.


지난 2월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당했다.

화재는 안전관리 소홀로 일어났으며, 인허가 비리가 엮여 있는 사실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 외 시공사 삼정기업 박정오 회장 등 6명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를 포함 시행사·시공사·기장군청 관계자 등 36명이 현재 검찰에 송치됐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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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632808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50721184443449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162495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