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원장에 추미애 선출…秋 "권력기관 개혁에 최선"
'주식 차명거래 의혹' 이춘석 사퇴 따른 선출…국힘은 표결 불참
채상병사건 임성근 '구명로비' 제보자 이관형씨, "이명현 특검·추미애 의원 공수처 고발할것"
...이종호 측근 이관형씨 "특검이 압수물 일부 추미애 의원실에 전달해 누설" 주장
국회 법사위, 26일 전체 회의
...윤석열 구치소 CC TV 열람 및, 순직해병사건 관련 위증 혐의 고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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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는 추미애 의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21일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8.21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투표에는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참여했다.
추 위원장은 173표 중 164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번 선출은 이춘석 전 법사위원장이 보좌관 명의 주식 차명 거래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위원장 의혹 등을 계기로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추 위원장은 선출 직후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그리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그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법사위원장으로서 이제 국민의 염원이 된 권력기관의 개혁을 더는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사법고시 합격 뒤 판사 출신으로, 새정치국민회의로 정치에 입문하여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을 거쳐, 민주당, 민주통합당,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거친 6선 의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추 위원장 선출 뒤 26일 첫 전체회를 열고, 다음달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 당시 CCTV를 열람하기로 의결했다. '서울 구치소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여당 주도로 통과시킨 것.
국민의힘 소속 박준태 위원은 "CCTV 공개가 과연 어떤 국가적, 사회적 이익이 있을지 저는 굉장히 의문스럽다"며 "망신 주고 비웃음거리로 만들어서 정치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그런 의도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발언하고, 이어 "만약에 이런 것들이 허용되면 우리 당 입장에서도 조국, 이화영 CCTV도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으나 통과되었다.
또, 법사위는 순직 해병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증인 위증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단체대화방 '멋진 해병' 멤버인 송호종·이관형 씨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전직 해병 이관형 씨, 특검 출석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정치권에 제보한 전직 해병 이관형 씨가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한샘빌딩에 위치한 순직해병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8.21.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제보했던 전직 해병 이관형씨가 이명현 특별검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 고발하겠다고 앞 서 24일 밝혔다.
지난 21일 추미애 의원실은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참여자인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과 임 전 사단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특검이 지난달 확보했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고발장을 통해 "피고발인(이명현 특별검사)은 지난달 12일과 24일 고발인(이관형) 등 참고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해 확보한 압수물 중 카카오톡 대화, 음성 녹취, 사진 등을 추 의원에게 전달했고 추 의원은 수사기밀을 특정 언론사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수사기밀 유출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히 처벌해 달라"고 적었다. 이씨는 "오는 25일 공수처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고발장의 접수 여부에 대하여는 확인되지 않았다.
27일 순직해병특검팀은, 2023년 7월 19일 고 채수근 해병이 물에 빠져 실종됐던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일대에서 이뤄진 실종자 수색 작전을 지휘한 인물인 이용민 당시 포7대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피의자에게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수중 수색 작전에 투입된 경위 등을 조사한다.
앞 서 특검팀은 '멋진해병' 단체대화방 멤버 송호종·이관형 씨를 국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본격 수사하겠다고 밝혔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추미애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뒤 첫 전체회의에서 두 사람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및 청문회, 상임위원회 등에 출석해 사건 관련의 위증 혹은 위증교사를 했다며 고발을 결정한 것이다.
해당사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내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결과를 바꾸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해병대 수사단은 같은해 8월 2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지만, 국방부는 곧바로 자료를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했다. 조사본부는 재수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일명 '윤석열 격노' 회의 참석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 7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을 제외한 5명 모두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했으며, 윤 전 대통령은 아직 조사를 받지 않았다.
관련사건의 고발인 이관형 등이 연루되어 있는 '멋진해병'은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의 근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되도록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이씨는 지난해 정치권에 임 전 사단장과, 김건희 여사의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제보했다가 두 사람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이를 갑자기 번복한 상태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이 구명로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씨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과 함께 근무해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관형 씨는 구명로비 의혹을 정치권에 최초 제보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씨의 자택과 사무실, 차량을 압수수색했으며 당시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지난 21일 그를 참고인으로 불러 공익제보 내용과 경위, 멋쟁해병 대화방 참여자들과 주고받은 대화 등에 대해 조사했다.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6선 추미애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