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에서 240억㎞ 떨어진 태양계 밖을 비행 중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와의 교신 재개에 성공했다.
CNN은 1일(현지시간) NASA가 최근 스스로 전원을 끄고 동면 상태에 들어간 보이저 1호와의 연락 방법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인류가 만든 비행체로는 가장 멀리 떨어진 우주를 탐사하고 있는 보이저 1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8일이었다.
47년 전에 발사된 뒤 줄곧 우주 방사선에 노출돼 손상 위험이 있는 보이저 1호의 부품 보호를 위해 NASA가 내부 히터를 작동하라는 명령을 발신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은 보이저 1호가 갑작스럽게 비상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NASA는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게 됐다.
NASA는 보이저 1호가 비상 모드에 들어가면서 전원 절약을 위해 교신 시스템에 대한 전원 공급을 중단했고, 이에 따라 지구와 연락이 끊겼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 해결에 나선 NASA의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에 당초 2개의 교신 시스템이 장착된 사실에 주목했다.
지금껏 NASA는 고주파수로 정밀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X밴드를 통해 보이저 1호와 교신했다.
보이저 1호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S밴드 송신기도 장착됐지만, 신호가 약하다는 이유로 지난 1981년 이후 43년간 사용하지 않았다.
NASA 과학자들은 S밴드를 통해 보이저 1호와 교신을 시도했고, 결국 신호를 찾는데 성공했다.
보이저 1호가 전원 절약을 위해 자체적으로 X밴드 송신기의 기능을 중단시킨 뒤 상대적으로 전력 사용이 적은 S밴드 송신기를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게 NASA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NASA는 S밴드 송신기를 통해 보이저 1호와 교신하면서 X밴드 송신기를 재작동시킬 방법을 찾아낼 계획이다.
S밴드 송신기는 신호가 약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이저 1호와 교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NASA가 보이저 1호와 교신을 주고받는 데에는 46시간이 걸린다. 한쪽에서 보낸 신호가 다른 쪽에 도착하는 데만 23시간이 소요된다.
보이저 1호는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와 함께 1977년에 보름 간격으로 발사됐다.
보이저에 사용된 원자력 전지는 플루토늄 238으로 반감기가 87.7년이다.
이론적으로는 1년에 0.787%(4와트)씩 성능이 떨어지지만 실재 열-전기 전환 성능도 같이 떨어져, 2001년 즈음 출력이 315W로 기존 요구 동력 470W의 67%로 떨어졌다. 2009년에는 출력이 58% 정도로 떨어졌다. 발사 후 만 48년째가 되는 2025년 이후에는 출력이 너무 떨어져 탑재된 장비들이 작동을 멈추고 지구와의 교신도 중단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나사는 보이저 호를 힘 닿는 데까지 가능한 한 살려두기 위해 기능을 하나둘 꺼 가면서 전력을 절약하고 있다. 그러나 약 2030년이 되면 한계를 맞아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태양권을 벗어나 미지의 성간 물질과 우주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예측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더 다발한다.
현재 탐사선의 자세 제어 시스템(AACS)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오차가 발생해 지구를 향하는 안테나의 방향이 틀어졌으며 지구에서 수신되는 시그널의 세기도 약해졌다. 이로 인하여도 연쇄적으로 점차 더 다른 장비들의 손상도 커지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력 고갈이 먼저일지, 고장으로 더 빨리 정지할지 알 수가 없는 상태에서 교신이 중단됐던 것이며 현재 일단 교신 재개에는 성공한 것이다.
보이저는 교신이 끊긴 후로도 끊임없이 우주공간을 향해 등속운동을 하며 나아갈 것이다.
두 탐사선 모두 현재 상태는 아직 정상 범위라고 할 수 있다.
탐사선을 발사 후 리프로그래밍한 최초의 사례였으며 태양권 밖으로 나간 몇 안 되는 인공 물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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