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살인미수로 징역 10년…2심서 검찰, 살인죄 적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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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간암 말기 환자가 조현병 환자의 흉기 피습으로 치료를 받은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 검찰이 항소심에서 살인죄 적용을 주장하며 중형을 구형했다.
광주지검은 11일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모(70)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남씨의 공격행위로 피해자가 신체 여러 부위에 자상을 입었고, 자상을 치료받느라 항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며 "피해자의 간암 중앙생존 기간은 8~10개월로 추정됐으나, 사건 직후 2달여만에 사망해 남씨의 가해가 사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에 남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병사로 기재돼 있고, 자상 치료 후 퇴원 후 사망해 살인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없는 사건"이라며 "남씨가 조현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했다.
남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4월 1일에 열린다.
남씨는 지난해 5월 오전 전남 영광군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과일을 팔던 60대 노점상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약을 먹지 않아 조현병 증상이 악화한 남씨는 일면식이 없는 A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주먹과 발로 A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장기 등에 자상을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은 보전했지만, 4기 간암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6월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자상 등으로 제대로 된 간암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보고 '살인미수' 대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남씨의 범행이 피해자 사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의심되지만, 살인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무고한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큰 고통을 안기고도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며 사죄하지 않아 살인죄에 가까운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1심에서 검찰은 A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유명 판례인 '김밥·콜라 살인사건'을 사례로 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밥·콜라 살인사건'은 1993년 전북 전주시에서 조폭 조직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 치료 중인 피해자가 입원 중 김밥과 콜라를 먹고 사망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김밥·콜라를 먹어 증상이 악화해 숨졌지만, 흉기 피습이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피고인의 살인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