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중대위법, 국민신임 배반"
경고성·호소용 계엄은 계엄법 취지에 없어
5개 탄핵소추 사유 전부 수긍…'정치인 체포·의원 끌어내기' 사실로 인정
尹측 제기한 절차쟁점 안 받아들여…"내란죄 철회 문제 없다, 탄핵소추는 적법"
'용산 시대' 열고 '4+1' 개혁 추진했으나 의정 갈등 격화등 논란 커져
김여사 의혹에도 줄곧 발목…여소야대 정국 속 협치로도 풀어내지 못한 것
파면 결정 60일 안에 대선 치러야…주말·사전투표 일정도 고려사항
선관위,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현직 광역단체장, 내달 4일까지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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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4일 파면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22분께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이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헌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라고 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 이익이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5개를 모두 인정했으며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만,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반대 의견을 남긴 재판관은 없었고 일부 재판관들이 결론에는 동의하면서 세부 쟁점에 대해서만 보충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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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입장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입장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헌재는 작년 12월 3일 당시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는데도 윤 대통령이 헌법상 요건을 어겨 불법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봤다.
헌재는 이른바 '줄 탄핵', 예산안 삭감과 관련해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재의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경고성·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윤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는 "계엄법이 정한 계엄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피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모두 위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한 "경고성·호소용 계엄"은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의 목적이 아니고 국무회의 심의도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선고하면서 "헌법과 계엄법은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으로 군사상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 목적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국정 마비 상태나 부정선거 의혹은 정치적·제도적·사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병력을 동원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문 대행은 야당의 전횡과 국정 위기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경고성·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의 목적이 아니다"고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에 그치지 않고 군경을 동원해 헌법·법률 위반 행위로 나아갔기 때문에 호소용 계엄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가 계엄법이 정한 절차적 요건을 지켜 이뤄지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행은 "계엄 선포와 계엄사령관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며 피청구인이 계엄 선포 직전에 국무총리 및 9명의 국무위원에게 선포 취지를 간략히 설명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여러 점을 고려하면 심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계엄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계엄사령관과 국무위원 등 다른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문에 부서하지도 않았음에도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문 대행은 또 "계엄 시행 일시·지역과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 않았고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출석한 윤 대통령 변호인단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출석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헌재는 계엄의 배경으로 언급된 '부정선거론'도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계엄 선포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 모인 의원들을 끌어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인정됐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했다"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 당시 주요 정치인·법조인 등의 위치를 확인하려 시도했다는 점도 사실로 인정됐다. 다만 문 대행이 읽은 선고 요지상으로는 그 주체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으로만 명시됐다.
헌재는 "국방부장관은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며 "피청구인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하여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했고, 국군방첩사령관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위 사람들에 대한 위치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치 확인을 시도한) 대상에는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 대법원장 및 전 대법관도 포함되어 있었다"며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이 신빙성을 적극적으로 공격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진술도 모두 사실로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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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선고 뉴스 시청 위해 발길 멈춤
4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용객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2025.4.4
헌재는 윤 대통령 측에서 제기한 절차적 쟁점 중 어느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른바 '내란죄 철회' 논란에 대해서는 탄핵소추 사유의 변경으로 볼 수 없으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국회 법사위 조사를 거치지 않거나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해 탄핵소추 자체가 무효라는 윤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앞으로의 탄핵심판에서는 증거와 관련해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전문법칙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충의견을 냈다.
정형식 재판관은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헌재는 작년 12월 1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접수한 뒤 11차례 변론을 거쳐 지난 2월 25일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장기간 평의를 거듭한 끝에 이날 선고를 마쳤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전체 심리 기간과 변론종결 후 평의 기간 모두 대통령 사건 중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지난 2022년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1천60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2년 11개월 가까운 임기 동안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여소야대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비상계엄 선포라는 자충수를 둔 끝에 자멸하고 말았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등 전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유시장 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정부 적자를 줄이기 위한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웠고,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철저히 다른 길을 가려 했다.
이와 함께 노동·연금·교육·의료 개혁에 저출생 대응을 더한 '4+1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다만 윤석열 정부는 필수 의료 위기 극복을 목표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천명 증원했으나, 이해당사자인 의사 집단은 강하게 반발해 병원을 떠났고,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집단 휴학에 들어간 의대생들은 대부분 지난 달 말까지 학교로 돌아왔으나,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9월 21년 만에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연금 개혁을 본격화했다. 연금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한참 뒤 연금을 받는 젊은 세대는 덜 내고 곧 연금을 받는 세대는 많이 내도록 하는 한편, 기금이 고갈될 상황이면 자동으로 납부액과 수급액을 조절하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여야는 정부 개혁안을 두고 쉽게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윤 전 대통령 탄핵 기간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1.5%에서 43%로 상향하는 데 합의하면서 지난 1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공포됐다.
교육개혁 분야에서는 기존 초등학교의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를 시행했으며, 노동 개혁 분야에서는 연간 근로 손실일수 감소 등이 윤석열 정부의 성과로 꼽힌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증가하는 등 저출생 대응에서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4+1 개혁'의 일부 성과마저 스스로가 훼손하는 상황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대외정책에서도 문재인 정부와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걸었다.
전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전략적 명확성'으로 전환을 꾀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가치 외교를 표방하며 미국·일본과 결속을 꾀했고, 한미는 핵 문제를 다루는 양자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으며 한일 정상은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
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개발 수출 세력의 로비에 야합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으나 경색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까지 없지 않았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 및 일본 기시다 총리와의 한미일 3국 간 공조 강화는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각에서의 '준동맹'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진부하고도 견고한 상호 외유성 섹터를 이룰 것처럼도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는 급속도로 더욱 경색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시진핑 국가주석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면서 대러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전투 병력을 파병하면서 북·러는 군사동맹 수준으로 밀착했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다진 한미·한미일 간 공조도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서방 국가들과의 전통적 동맹을 뒤흔들고 통상 분야에서는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실상이다.
윤석열 정부는 앞 서 국가 재정의 고갈을 막는다는 방어적 정책과도 같이 진보 진영과는 또 다른 자유주의 자본의 경제논리를 표방했으나 그 중심의 핵의 사이즈가 나비효과의 데깔코마니보다 더 다른 국가 재정 경제논리와 부딪치는 상황에서도 탄핵 정국 아래 나서 볼 수도 없었고 결국 핵심에서 더 밀려나게 된 것이다.
헌재의 이 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으로
헌법재판소의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으로 그 60일 이내 장미가 피는 6월경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당시에도 조기 대선(제19대 대선)이 장미가 피는 5월 9일에 치러져 '장미 대선'으로 불린 바 있다.
진보 진영에서야 지칭도 꺼려 했든 말았든.
한편,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림에 따라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는 '자연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의 경호를 받는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기를 채운 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은 본인이 거부하지 않으면 대통령경호처 경호를 10년 동안 받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5년 연장할 수 있다. 이후에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경찰로 경호업무가 이관된다.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이러한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도 퇴임하는 경우에는 경호처 경호 기간이 5년으로 단축되고 필요시 5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0년간 경호처의 보호를 받는다. 이후에는 임기 만료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경호한다.
이 규정에 따라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등으로 파면 선고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호는 2027년 3월까지 경호처가 맡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구 서초동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파트 입주민의 불편과 경호 안전상 이유로 별도의 주거지를 제공받을 가능성도 있다.
통상 경호처는 근접 경호를, 경찰은 인력을 지원해 사저 등 외곽 경호와 경비·순찰을 담당한다.
경호처는 윤 전 대통령 요청이 있을 경우 대통령 전용기와 헬리콥터, 차량 등 이동 수단을 지원할 수도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취임 이후에도 관저에 입주하기 전 6개월여 동안 이미 아크로비스타에 살며 출퇴근을 해온 만큼 기본적인 경호·경비 계획은 이미 수립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집권 초에는 일부 유튜버들이 집회를 열고 소음을 유발하는 정도였으나 현재는 양 진영이 최대로 결집한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주시하며 긴장 중"이라며 "특히 윤 전 대통령의 재판 출석에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